Q. 여량야랑 시작하겠습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는 뭔가요?
'마지막 승부'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어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홍준표 / 전 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TBS 라디오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정치를 그만두면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본 일이 없어요. 내년에 총선이 있으니까 내년에 장내로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정치를 해보려고 합니다."
Q. 홍 전 대표의 총선 출마,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정치인이 총선에 출마한다는데 놀랄 일은 전혀 아니죠.
다만 홍 전 대표는 지난 1월 이런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홍준표 / 전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1월)]
"2022년 봄에 그게 내 인생의 마지막 승부가 될 것인데, 여의도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또 싸움꾼 이미지를 가지지 않을 수가 없어. 그렇게 되면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지는 그런 상황이 또 올 수가 있어요."
다시 말해 싸움꾼 이미지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으니 총선을 건너뛰고 대선으로 직행하겠다, 이런 얘기였는데요, 9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겁니다.
출마야 홍 전 대표의 자유니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겠죠.
저희가 주목한 건 홍 전 대표 스스로 싸움꾼 이미지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런 이미지로는 말이죠.
[홍준표 /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돈을 박연차한테 직접 전화해서 요구했다고 되어있습니다."
[문재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보세요. (네) 제가 그 조사 때 입회했던 변호사입니다."
[홍준표 /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아니 말씀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해요. 이보세요라니!"
Q. 문 대통령이 홍 전 대표보다 나이가 한 살 많다보니 당시 발언이 큰 논란이 됐죠?
네 맞습니다. 최근 한 방송 토론에서 홍 전 대표는 당시 발언을 두고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지난 22일, MBC '100분 토론')]
"그거 막말 아니에요? 나이 많은 사람한테 '버릇없이' 이러면 막말이죠."
[홍준표 / 전 자유한국당 대표]
"한 살, 객지에서는 열 살 맞먹는 거고."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홍준표! 나보다 몇 살 많아? 맞먹을까?"
[홍준표 / 전 자유한국당 대표]
"근데 유 장관은 고향 후배야. 그런 말 하면 안 돼. 그건 객지가 아니잖아."
홍 전 대표도 멋쩍은지 많이 웃었는데, 홍 전 대표뿐 아니라 여야 정치인들이 싸움꾼 이미지로는 결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Q. 네, 다음 주제로 넘어갈까요?
'형제의 마음으로'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어제 저녁 수원의 한 식당에서 뭉친 세 남자를 만나보겠습니다.
오른쪽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왼쪽에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보입니다.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난 건 처음인데요, 아직은 어색한지 테이블을 두고 마주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술이 좀 돌았을까요, 금세 형제처럼 친해집니다.
혼자 떨어져 있던 김경수 지사를 이재명 지사가 끌어당깁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 모두 재판을 받고 있어 동병상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은 합체 사진이라고 해야 할까요? 세 사람이 손을 꼭 맞잡고 있습니다.
Q. 세 사람, 우여곡절이 많은 사이잖아요. 왜 이들이 뭉친 거죠?
이재명 지사는 비문재인 진영의 대표주자죠.
반면 김경수 지사와 양정철 원장은 친문재인 진영의 핵심 인사입니다.
결국 친문과 비문이 화해했다, 이런 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양 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린 한 형제다, 한 팀이다, 이런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내년 총선이 쉽지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Q. 어제 만남으로 세 사람은 이제 친해진건가요?
양 진영의 갈등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굉장히 깊어졌죠.
특히 지난해 친문 진영에서 이재명 지사의 부인이 트위터로 각종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의심하자 이재명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을 거론하면서 양측은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는데요, 이해찬 대표가 기자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도 이때입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1월)]
"Q. 이재명 지사 관련해서 당에서 어떤 조치하실지 말씀해주시죠."
"그만들 해 이제."
"Q. 오늘 최고위에서는 논의가 안 나왔나요?"
"그만하라니까."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모두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게 첫 번째 과제일 겁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뭉쳐야 이긴다" 이렇게 정했습니다.
네,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 게 정치권이죠.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